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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lle And Sebastian Write About Love

 

 

 

 수록곡

 

01. I Didn’t See It Coming

02. Come On Sister

03. Calculating Bimbo

04. I Want The World To Stop

05. Little Lou, Ugly Jack, Prophet John

06. Write About Love

07. I’m Not Living In The Real World

08. Ghost of Rockschool

09. Read The Blessed Pages

10. I Can See Your Future

11. Sunday’s Pretty Icons

 

 

 

 소개

 

 

█ 소개

◈ 2010년 지산록페스티벌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벨엔세바스찬이 4년만의 신보!

◈ 모던록 팬들의 영원한 마음속 오아시스 같은 그들이 더욱 신선하고 산뜻한 멜로디로 돌아왔다!

◈ 리드싱글 Write About Love 및 노라존스 Norah Jones 와 스튜어트 머독 Stuart Mordoch 이 함께 노래한 Little Lou, Ugly Jack, Prophet John 등 수록!

◈ 발매 즉시 그들 앨범 중 가장 높은 UK 차트 순위 8위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 중!

“멋지게 연주하는 것은 이들의 강점 중 하나 일 것이다.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앨범이다!”

8.2/10 Pitchfolk

 

█ 앨범해설

감수성을 자극하는 벨 앤 세바스찬의 로맨틱 팝

4년 만의 신보, <Wrire About Love)

 

벨과 세바스찬, 그리고 세상의 모든 작은 소리들

벨과 세바스찬의 앨범 사진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다. 자세히 보라. 그들의 표정은 늘 수줍었다. 대면의 순간을 경계하는 것처럼 인물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얼굴을 돌려, 우리의 눈길을 외면했다. 그들의 얼굴은 질그릇처럼 쉽게 깨어질 것 같았고, 예민하고 불안에 차 있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였다면. 그들은 표정보다 비수를 꼽는 가사로, 그 서늘한 접촉으로 청자들에게 소구했다. 사회적 코드로 보기에 그것은 부적응이었겠지만, 밀실과 골방에서 탈출하지 못한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모종의 구원에 가까운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이런 대목은 어떤가.

 

어느 맑은 날, 정원에서 너를 만났어/너는 식물을 파내고 있었지.../나는 초본 화단 위의 너를 사진에 담았어/그건 남자들의 마음을 무너뜨렸지, 꽃도 소녀들도 그리고 나무들도.

-‘Another Sunny Day’ 중에서-

 

그들의 음악은 가사가 말하듯 일상의 흐름을 순간 절취한다. 절단... 단절. 그것은 일종의 사진찍기다. 몰래 우리의 하루를 촬영했다가 슬쩍 건네주는 것이다. 우린 놀라게 된다. 내가 언제 이런 표정을 지었었나? 담배와 함께 커피가 있네? 이 때 해가 비치고 있었구나. 추적은 단서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삶의 모습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들의 음악은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실은 가장 소중한 것을 품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꿈은 지속될 수 있다. 비록 하루하루는 지루하고, 탈출구는 봉쇄되었을지라도. 구원은 위험 속에서 함께 자라나는 것이기에. 딱딱한 빵 속에 작게 박힌 건포도처럼.

 

그것이 1996년 데뷔 이래 변하지 않는 벨 앤 세바스천(Belle & Sebastian)의 음악이었다. 정작 자신의 목소리는 작지만, 세상의 모든 작은 소리들을 끌어안을 듯한 음악. 피아노와 현악기, 트럼펫과 일렉트릭 앤 어쿠스틱 기타. 그 위로 나직하고 허무한 듯 이어지는 우울한 음성. 무뚝뚝한 듯 읊조려대는 음들의 산포 속에서 팬들은 명민한 사람들만이 발견할 것 같은 부스러질 것 같은 슬픔과 환희의 모멘트들을 기가 막히게 골라냈다. 데뷔작 <Tigermilk>를 거쳐, <If You’re Feeling Sinister>, <The Boy With The Arab Strap> 등 그룹의 걸작들이 주된 타겟이 되었다. 물론 가장 최근 음반인 <The Life Pursuit>와 리더 스튜어트 머독의 프로젝트 갓 헬프 더 걸(God Help The Girl) 또한 화살을 피해가지 못했다. 벨 앤 세바스천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노래했고, 연주했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그러니까 그 앞에 우리가 있었던 건 그러니까 행운이었다.

 

4년 만의 신보, <Write About Love>

사랑에 대해 쓰다. 4년 만에 발표하는 그룹의 신보 타이틀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재킷 속 주인공이다. 연보랏빛 컬러를 배경으로 창가에 앉아 펜을 들고 있다. 표정을 보니 상념에 젖은 듯하다. 그러나 그녀가 정말 사랑을 고민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스튜어트 머독과 그의 동료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그 어느 때보다 사랑스럽다는 점이다. 밴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니컬의 비율은 낮아지고 경쾌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우울증을 이겨낸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방문을 여는 ‘I Didn’t See It Anything’만 들어봐도 분명해진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의외로 환한 미소다. 높아진 구름 사이로 살포시 내리쬐는 가을 햇살처럼 음표들은 포근히 어깨를 감싼다. 그곳에서 여자와 남자가 노래한다. 합창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상처를 메워주는 듯, 보컬은 혼융되기보다 시선을 마주한다.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듯 무드는 아슬아슬 외줄을 탄다. 그러나 포인트는 따스한 팝이라는 것. 그게 관건이다. 그들은 팝적이었지만 이 곡에서야말로 그들은 어느 때보다 팝에 근접해 있다.

 

두 번째 트랙 ‘Come On Sister’가 일궈내는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유년의 노스탤지어를 북돋우는 애상적 보컬과 1980년대 스타일의 사운드가 조화를 만들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아우라를 풍기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는 잔뜩 가을의 냄새를 퍼뜨리며 등장하는 ‘Calculating Limbo’에 의해 조금은 희석된다. 그러나 예전에 발표했던 중력 잔뜩 실린 트랙들과 비교해 비중이 훨씬 가볍다는 건 들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무려 노라 존스(Norah Jones)가 피처링한 ‘Little Lou, Ugly Jack, Prophet John’에 도달해보면 앨범의 지향점은 분명해진다. 팝 재즈와 챔버 팝의 만남이라. 중간과 중용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지만 곡은 분명 둘의 어느 사이에서 흐른다. 편안하다. 심지어 벨 앤 세바스찬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노래다. 이것이 배신일지는 모르겠지만, 벨과 세바스찬의 작은 오케스트라가 조금 더 알려질 수 있다면(이미 충분히 명성을 떨쳤지만) 그것을 고깝게만 바라볼 수 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건 그 정도로 심한 절충도 아니다. 역시 노라 존스의 흡입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이처럼 설득력 있게 귀를 잡아당기는 보컬리스트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앨범의 가운데에 위치하는 동명 타이틀 넘버 ‘Write About Love’를 간과해선 안 된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배우 캐리 멀리건(Carey Mulligan)이 피처링을 맡은 노래는 짧고 굵게(3분이 되지 않게) 파고들며 감수성을 자극한다. 무언가 허전한 날. CD를 걸면 내면부터 충만해질 것 같은 노래들이 있다. 이 노래를 예외라고 말하지 않겠다. 정신을 확 잡아끌 훅은 없지만, 은근히 녹아들고 마든 노래. 이 노래가 타이틀로 뽑힌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다른 식구들 소개도 해보자. ‘I’m Not Living In The Real World’는 황홀한 코러스라인만으로도 기존의 팬들을 자극할 만하다. 비치 보이스(Beach Boys)를 연상시킬 만큼 영롱한 화음이 돋보이는 노래로 개인적으로 좋은 인상이 남았던 곡이다. 몸을 맞댄 ‘The Ghost Of Rockschool’. 양념이 덜 입혀진 담백한 사운드에 마음을 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앨범의 톤이 늦가을이라면 ‘I Can See Your Future’는 어서 눈을 보고픈 소망이다. 후반부에 배치되었지만 존재감이 만만치 않다.

 

이제 막이 내릴 시간이다. 그룹은 ‘Sunday’s Pretty Icons’로 차분함을 유지한다. 그러다 여운을 잔뜩 남긴 채 페이드아웃. 쉽게 자리를 뜨기 힘들다. 불현듯 과거의 추억들이 뇌가 아닌 몸으로 다가와 박힐 때가 있다. 그런 것은 언어보다는 음향이나 이미지로 재현되는 경우가 많다. 멤버들은 이곳에서 어느 때보다 로맨틱하게 그들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많고 많은 사람들이 예리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낭만에 젖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보니 어느 덧 11월의 중반이 아닌가. 취하고 싶은 자에게 본 앨범은 필연적인 선택이다.

 

벨 앤 세바스찬의 간략한 일대기

벨 앤 세바스찬의 이야기는 글래스고에서 스튜어트 머독과 이소벨 캠벨(Isobell Campbell, 첼로)이 만나며 출발한다. 스튜어트 데이비드(Stuart David, 베이스), 사라 마틴(Sarah Martin, 바이올린), 스티비 잭슨(Stevie Jackson, 기타), 리처드 콜번(Richard Colburn, 드럼), 크리스 게데스(Chris Geddes, 키보드)를 모아 팀을 짠 이들은 인디 레이블 집스터(Jeepster)의 눈에 띄면서 세상에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이후 이소벨과 스튜어트 데이비드가 탈퇴했으며 이후 믹 쿡(Mick Cooke, 트럼펫)과 바비 킬디어(Bobby Kildea, 기타)가 가입해 현재의 라인업을 이루고 있다. 그룹은 브리티시 모던 포크와 챔버 팝을 적절히 배합한 음악을 상표로 독특한 자신들만의 역사를 세공해왔으며, 올해 여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출연해 뜨거운 환호를 받기도 했다.

글. 이경준(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