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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가수 출신의 스웨덴 여가수, 미라가 들려주는 초콜릿처럼 달콤한 팝의 세계!
국내에 소개된 첫 번째 앨범 <Sweet Bossa>에서 싱글커트 된 ‘Taxidriver’가 커다란 인기를 얻으며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에어플레이 되어 또 한번의 스웨덴 팝 아티스트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던 미라의 첫 앨범 이후 많은 이들이 2집 앨범의 발매에 많은 기대를 품어왔다.
음악적인 베이스가 뮤지컬과 클래식에 있었던 만큼 이번에 소개되는 <Serendipity> 역시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싱어 송 라이터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유럽에서는 메이저 레이블인 BMG를 통하여 발매가 되어 스웨덴에서 5만장 가까이 판매가 되었으며 현재 그녀는 두 번째 보사노바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익숙한 따뜻함 속에 청량한 감각이 숨어 있는, 로맨틱한 분위기 가득한 그녀의 두 번째 앨범은 완벽한 싱어 송 라이터로 거듭난 새로워진 그녀를 마주할 수 있는 앨범으로
스웨덴 싱글차트 히트곡, <Stars in the Sky>, <You're Gone>, 새로운 색깔로 편곡된
<Taxidriver>를 만날 수 있다. 국내음반에만 <Stars in the Sky(radio edit)> 보너스트랙으로
수록되어 있다.
미라(Myrra Malmberg) - [Serendipity] (2005)
보사노바의
쿨한 해석, ‘Taxidriver’
음악도 기후의
영향을 받는 것일까. 싸늘한 북유럽에 위치한 스웨덴에서 미라 맘베리(Myrra Malmberg, 이하 미라)가 발표한
지난 앨범 [Sweet Bossa](2002)는 제목처럼 달콤함을 노래했지만, 거기에 조심스럽게 ‘쿨(cool)’이라는 수식어 하나가 첨가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원조’와 비교할 때 미라의 보사노바는 미묘한 온도차를 그 내면에 품고 있었다. 여성 보컬리스트가 일반적으로 전하는 따스한 인상의
보사노바에 비해 그녀가 부르던 ‘Taxidriver’의 온기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그것은 익숙한 따뜻함 속에 청량한 감각이 숨어 있는, 팝의
느낌에 근접하는 신선하고도 선명한 보사노바였다. 이렇듯, 보다 상큼하게 개량된 미라의 음악은 시원한 느낌을 주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팬들의 주목을
쉽게 획득할 있었다.
보사노바의
원류를 찾으려면 먼저 브라질을 들러야 한다. 다습하고 무더운 남미의 풍경을 배경으로 해 어울리는 음악을 연상해 보자.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온 몸으로 춤을 춰야 할 것 같은, 탐미적이고 뜨거운 리듬이 바로 떠오른다. 1950년대, 삼바라는 강렬한 리듬은 서구의
재즈와 여유있게 결합했고, 대륙의 전통은 세계화를 거치며 필연적으로 온도를 조절했다. 불꽃과도 같았던 뜨거운 열정은 곧 여가수들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타고 따뜻한 리듬이 되었다. 남미의 정열이 순화된 이 장르를 우리는 보사노바(Bossa Nova), 즉 ‘새로운 물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물결은 지난 50여 년간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 중 한 줄기가 유럽으로 북상해 가수를 꿈꾸는 능력있는 여성과
만나는 순간이 있었다. 그녀는 미국 출생으로, 10대 시절 이주해 성장한 스웨덴에서 모든 재능과 능력을 꽃 피운 인물이다. 어린 시절을 보낸
1980년대부터 자국은 물론 이탈리아와 영국을 돌며 [캣츠], [레미제라블], [지붕 위의 바이올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국내외가
인정하는 클래식 뮤지컬에서 활약했고,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알라딘], [헤라클레스], [메리 포핀스], [인어공주 2]에서는 청아한 목소리를
덧칠해주며 이름값을 높였다. 또한 사진에도 조예가 깊어 포토그래퍼라는 명함도 갖고 있다 한다.
다양한
이력이 보증하는 스웨디시 팝의 차세대 주자
한때는 성우로써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뮤지컬 배우로써 미국은 물론 유럽을 순회하며 각각 목소리와 가창력을 검증받은 미라에게 가수 데뷔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2002년, 이 다재다능한 뮤지션은 보사노바를 전면화한 첫 번째 음반 [Sweet Bossa]를 발표했다. 재즈 뮤지션으로
출발해 리사 엑달(Lisa Ekdahl)을 유능한 가수로 키운 프로듀서 피터 노달(Peter Nordahl)과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었다. 피터는
미라를 발견했고, 둘 사이에 있어 음악이란 사랑의 촉매제였다. 그와 그녀는 부부가 되었다.
부창부수의
아름다운 호흡으로 완성한 첫 번째 앨범 [Sweet Bossa]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보사노바가 강조되어 있지만
훗날 발표하게 될 차기작에 대한 전조, 즉 팝에 대한 가능성이 읽히기도 한다. 브라질 음악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Corcobado’, ‘How
insensitive’ 같은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의 명곡들을 재해석, 장르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특화된
유러피안 보사노바를 창조해냈다. 보사노바 특유의 따뜻함을 아주 살짝 냉각시켜 신선한 온도차를 부여했던 것이다. 청아한 보컬로 팝의 성향을 담은
‘Taxidriver’가 그런 쿨한 해석에 대한 또렷한 증거다.
2004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Serendipity]에서 미라는 ‘Taxidriver’에서의 은근한 예고대로 팝적인 성향을 확장했다.
그녀의 1차 음악 실험이랄 수 있는 보사노바의 온도 테스트는 자연스레 잠깐 접어둔 상태로 보여진다. 여기서 잠깐 그녀가 살고 있는 배경을 다시
떠올려 보자. 스웨덴은 수많은 팝가수들을 배출한 대중음악의 강국이다. 미국 진출에 성공한 아바(Abba), 록시트(Roxette), 카디건스(Cardigans)는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스타 군단이고, 이 역사는 현재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이러한 히트 행진이 비단 주류 시장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클럽에잇(Club 8), 라세 린드(Lasse Lindh), 켄트(Kent) 등이 형성한 최근의 인디 팝을 우리는 ‘스웨디시 팝‘이라 부르고 있다.
북유럽 특유의 냉정과 열정의 감수성이 혼합된 이 기묘한 흐름은 보사노바를 팝으로 해석하는 미라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스웨덴은 이 비옥한 토양 위에
또 한 명의 뛰어난 팝가수를 추가했다.
낭만의
팝으로 세렌디피티를 선사하다
영어와 스웨덴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녀는 [Serendipity](2004)를 통해 진정한 팝 싱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익숙한 제목은 존 쿠색과 케이트 바겐세일이 주연한,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로맨틱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의 낭만적인 내용은
미라의 음악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보사노바는 비록 없지만, 그래서 월드뮤직의 소화력은 잠시 휴면기 상태이지만, 장르의 로맨틱한 분위기만큼은
고스란히 보존되었다. 달콤한 보사노바(‘Sweet Bossa’)는 달콤한 팝(‘Sweet Pop’)으로 그 형상을 바꾼 격이다. 우연히 발견한
능력, 즉 뜻밖의 행운을 뜻하는 사전적 의미의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팝으로의 전환 혹은 확산을 말하는 타이틀이었을까. 그녀가 간직해온
능력을 터뜨리는 근사한 기회가 드디어 찾아온 셈이다.
[Serendipity]는 1집과 마찬가지로 피터 노달이 프로듀스해 부부의 이상적인 궁합을 두 번째로 보여준다. 여전한 조화를 유지하면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미라의 음악적 성숙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드뮤직의 해석에 이어 영미 진출을 상정하고, 팝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으로서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첫 번째 음반에서 선보인 미라의 부분적인 곡 작업은 전체로 넓히기에 전혀 하자가 없었다. 전곡을 작사 작곡한, 그래서
완벽한 싱어 송 라이터로서의 미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면 우연히 발견한 능력, 뜻밖의 행운을 뜻하는 음반의 타이틀은 미라의 음악을 발견해
듣는 우리에게 더 적당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한때 뮤지컬의
주연이었던 미라는 이제 완전한 형식의 [Serendipity]라는 음악의 주체가 되어 독무대에 섰다. 여성 보컬이
주도하는 포근한 팝, 혹은 편안한 느낌의 모던 록을 잔뜩 실은 두 번째 음반은 앞서 설명했듯, 우리에게 40여분간의 ‘행복한 세렌디피티’를 선사한다.
‘Taxidriver’에서 검증받은 그녀의 창조력은 이제 전면적인 만개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을 길게 돌아본다면 20년 전부터
쌓아 온 숱한 이력이 증명해주는 총체적인 자가발전의 결과이기도 하다.
스웨덴의
디바로 도약하기 위한 두 번째 도움닫기
[Serendipity]는 놀라운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가장 일반적인 문법의 이번 두 번째 음악은 팝의 기본에 충실하지만, 미라 특유의
섬세하고 서정적이고, 다국적인 감각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음악의 실루엣은 여전히 우아하다. 싱글 커트된 ‘Stars in the sky’는 팝의
보편적인 특징들에 기반하면서도 상투적인 진행을 날렵하게 비껴나간다. 피아노의 저음과 현악의 다채로움이 공존하는 이 곡은 풍성함과 침착함을 함께
품고 있다. 사실 수록된 곡들이 대부분 그렇다. 익숙함과 특별함이 마치 이인삼각처럼 같이 나아간다.
‘You’re gone’은 그보다 더 침착하지만 나른하지는 않다. 모던 록이라 말할 수 있는 ‘Look at me’, ‘There’s
something about the man‘은 밴드의 작법을 전면화했지만, 장르 나열의 산만함이 없어 좋다. 모던 록의 형식을 미라 스타일로 순화시켰다고나
할까. 그 밖에 편곡의 스케일이 인상적인 두 곡 ‘Secret lover’, ‘Closer(to God)’에서 미라는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드러내며
은근한 야심을 표출하는 한편, 호흡의 강약을 매끄럽게 조절하는 고고한 목소리도 뽐내고 있다. 진지한 재능이지만 결코 지루하지는 않다. 보컬의 화사함이
곡의 뉘앙스에 절묘하게 절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촉촉하고 때로는 따뜻한 그녀의 목소리는, ‘아름다운’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수많은 형용사들을
모두 아우르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운
보사노바에 이어 아름다운 팝을 노래해 스웨디시 팝의 차기 주자로 손색없는 면모를 보여준 미라는 세 번째 앨범에 대한 약속을 미리 했다. 첫 번째 앨범을 사랑해 주었던 팬들에 대한 보답일까, 보사노바를 다시 한 번 부르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음악적 세계여행에
능한 그녀는 다시 월드뮤직의 전도사가 되어 다재다능한 디바의 능력을 또 보여 줄 예정에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용해될
두 번째 보사노바에서도 무결점의 음악적 균형감각만큼은 여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2005/09 음악 칼럼니스트 이민희 (shamch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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