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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재즈의 진정한 스승이자 시공을 초월하여 절대 커지지 않는 가장 아름다운 재즈의 한 단면을 만끽하게
해준 앨토 색소폰의 거장 아트 페퍼의 일대기가 담긴 바이블!
이 앨범을 다 듣고 나면 우리가 알고 있던 그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1956~82년까지 연대별로 만나보는 아트 페퍼의 음악을 통해 그의
생애와 감정 그리고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다. --- 그라모폰 코리아 <2005년 3월호>
이번에 선보이는 아트 페퍼의 베스트 모음집은 그의 음악을
아주 잘 정리하고 있다. 모든 앨범을 소화하겠다는 커다란 욕심 없이 그의 대표 연주곡들만을 골라 알차게
수록했다.
--- 코다 <2005년 3월호>
아티스트에 대한 접근을 통해 재즈를 듣는 방법에 가장 적합한
음반들로 아트 페퍼라는 색소폰 연주자의 음악을 연대별로 선곡하여 연주자들의 발전과 변화하는 모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프라우드 <2005년
3월호>
체계적인 연대기 구성과 레코딩 정보 수록, 그리고 재즈 평론가들의 설명으로 보다 값진 베스트 앨범. 여기에 <Jazz It Up>의 저자 남무성이
커버를 담당해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되었다. --- MMJAZZ <2005년 3월호>
작은 재즈시장에도
불구하고 모든 정성을 다해 만든 의미 있는 편집앨범.
1. 버브, 블루 노트와 더불어 재즈 레이블의 대표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판타지 산하의 컨템포러리와 갤럭시에서 아트 페퍼가
남긴 명연들을 두 장의 음반에 엄선하여 담은 앨범.
2. 재즈 비평가로 활동 중인
김현준이 직접 선곡과 해설을 맡아 아트 페퍼의 일대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며 초심자뿐만 아니라 재즈 매니아에게도 크게 어필 할 수 있는 앨범.
3. 진부했던 재즈 음반의
커버에 관한 인식을 전환 시켜줄 디자인으로 그 소장가치를 더욱 더 높여 주고 있는 앨범. 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100년 <Jazz It UP>의 저자인
남 무성이 커버 아트와 앨범 안의 일러스트를 담당해 재즈를 모르는 초심자들에게도 친근함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그 독특함을 더한 앨범.
4. 연대기별로 작품이 정리되어
있으며, 앨범에 관련된 모든 레코딩 데이터가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그간 발매된 여타 아티스트의 베스트
앨범과는 차별성을 지닌 앨범.
5. 96kHz/24Bit 디지털 리마스트링으로 더욱더 선명하고 다이나믹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김현준 (재즈 비평가) – 선곡 및 해설>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7년 도미, 루즈벨트 대학에서 재즈사와 분석 및 음악이론을 공부했다. 귀국 후 서른 살 늦은 나이에 군복무를 마치고, 재즈 역사서 [김현준의 재즈파일](1997)을 출간하며 재즈 비평가로 데뷔. CBS-FM ‘0시의 재즈’ 구성작가를 거쳐, 2년
동안 PBC-FM ‘재즈 아리랑’을 진행했으며, 재즈클럽의
음악감독과 공연기획에도 몰두했다. 재즈 월간지의 편집주간, 인터넷
방송 활동 등을 병행했으며 두 번째 저서인 2004년 4월
재즈 비평서 [김현준의
재즈노트]를 발간하였다. 현재 서울예술대학에서 재즈사 강의를
맡고 있으며, 프라우드, 복스 등의 지면을 통해 칼럼 및
리뷰를 담당.
<남무성 (재즈 비평가, Jazz It Up! 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100년의 저자) – 커버 및 삽화
일러스트레이션>
한국 최초의
재즈 전문 월간지 몽크뭉크(MM JAZZ)를 창간, 발행인
겸 편집인을 역임(1997년 11월~1999년 2월), 재즈
전문 월간지 두밥(Doobop)에서 편집인으로 역임(1999년 3월~2001년 1월). 당시 한국의 재즈 연주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재즈 부문 시상식을 거행하였고
<New Jazz Voice Concert>, <The Quartet Concert>, <대한민국 재즈
페스티벌 2000> 등의 재즈공연을 주최, 혹은 기획에
참여. 2002년 5월에는 가수 서영은의 3집 앨범
<Kiss of Breeze>를 프로듀싱 했으며 2003년 9월에는 직접 글과 그림을 집필한 최초의 재즈만화 단행본 <Jazz It
Up!>을 출간하였다. 현재 <Jazz It
Up!>은 일본의 최다 발행 부수 재즈 월간지 <Swing Journal>에서
독점으로 2005년 1월호부터 매달 연재되고 있다. 남 무성은 현재 방송과 음반, 신문, 공연 등에서 재즈 칼럼리스트와 강연활동을 병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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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1>
1. I Can't
Believe That You're In Love With Me
2. All The Things
You Are
Taken from
"...THE WAY IT WAS!" - Contemporary Records (OJCCD-389-2/S-7630)
3.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4. Imagination
5. Jazz Me Blues
Taken from
"ART PEPPER MEETS THE RHYTHM SECTION" - Contemporary Records
(OJCCD-338-2/S-7532)
6. 'Round
Midnight
Taken from
"ART PEPPER + ELEVEN: MODERN JAZZ CLASSICS" - Contemporary Records
(OJCCD-341-2/S-7568)
7. Whims Of
Chambers
Taken from
"GETTIN' TOGETHER!" - Contemporary Records (OJCCD-169-2/S-7573)
8. Las Cuevas De
Mario
9. Maybe Next
Year
Taken from
"SMACK UP" - Contemporary Records (OJCCD-176-2/S-7602)
10. I Can't
Believe That You're In Love With Me
11. Come Rain Or
Come Shine
Taken from
"INTENSITY" - Contemporary Records (OJCCD-387-2/S-7607)
12. Autumn Leaves
Taken from
"...THE WAY IT WAS!" - Contemporary Records (OJCCD-389-2)
From the session
for Art Pepper/Intensity (Contemporary S-7532)
<DISC 2>
1. Here's That
Rainy Day
2. Lost Life
Taken from
"LIVING LEGEND" - Contemporary Records (OJCCD-408-2/S-7633)
3. Red Car
Taken from
"THE TRIP" - Contemporary Records (OJCCD-410-2/S-7638)
4. Over The
Rainbow
Taken from
"THE COMPLETE VILLAGE VANGUARD SESSIONS" - Contemporary Records
(9CCD-4417-2)
Originally
released on "MORE FOR LES: AT VILLAGE VANGUARD, VOL. 4" -
Contemporary Records (OJCCD-697-2/C-7650)
5. Miss Who?
Taken from
"ART PEPPER TODAY" - Galaxy Records (OJCCD--/GXY-5119)
6. Nature Boy
7. Straight Life
Taken from
"STRAIGHT LIFE" - Galaxy Records (OJCCD--/GXY-5127)
8. Winter Moon
9. The Prisoner
[Love theme from "The Eyes of Laura Mars"]
Taken from
"WINTER MOON" - Galaxy Records (OJCCD-677-2/GXY-5140)
10. When You're
Smiling
Taken from
"ROADGAME" - Galaxy Records (OJCCD-774-2/GXY-5142)
11. Goin' Home
Taken from
"GOIN' HOME" - Galaxy Records (OJCCD--/GXY-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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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더 늦기 전에 아트 페퍼를 다시 만나다
역사 속에 자리한 아트 페퍼의 위상
모던 재즈, 그리고
앨토 색소폰. 우리에게 이 두 가지 조건을 가장 충실히 만족시키는 인물은 다름 아닌 찰리 파커(Charlie Parker)다. 그로 인해, 혹은 그의 발길이 머무는 곳에서 모던 재즈가 시작됐고, 스타일과
장르에 관계없이 이후로 출현한 색소포니스트들은 모두 찰리 파커에게 음악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재즈 듣기를 유심히 살펴보면, 비밥의 선구자에 대한 과잉 충성이 쿨 재즈의
흐름을 무시한 채 무작정 하드 밥에 대한 맹신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조금
다른 경우지만, 예컨대 스탄 겟츠(Stan Getz)나 제리
멀리건(Gerry Mulligan) 등이 재즈의 발전에 남긴 놀라운 업적은 밥 계열 모던 재즈의 영역에
운집한 숱한 아류 연주자들보다 역사상 더 중요하게 부각돼야 하지 않을까. 찰리 파커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면, 우리는 그가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던 세 명의 앨토 색소포니스트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리 코니츠(Lee Konitz)와 폴 데스몬드(Paul Desmond), 그리고 아트 페퍼(Art Pepper).
192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모두 쿨 재즈 음악인들이면서 찰리 파커의 음악에 대한 또 다른 반작용으로 인식해야
하는, 강한 독창성을 바탕으로 짙은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이다.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 퀄텟의 일원이었던 폴 데스몬드는 유려하고 능숙한 블로윙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리 코니츠는 모던과 포스트 모던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 내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칭송
받는 현대 재즈의 진정한 스승이다. 이 두 사람이 역사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아트 페퍼는 안타깝게도 그 가치와 중요성이 과소 평가돼 왔다는 사실을 특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가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오랜 세월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음악적으로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찰리 파커가 삶에서는 철저한 실패자로 기록된 것과 마찬가지로,
아트 페퍼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마약으로 찌들었던 그의 생애를 다시 들춰봐야 한다. 마치
덤으로 주어진 듯한 그의 말년. 하지만 당시의 연주에서, 비로소
삶을 사랑하게 된 인간의 눈물을 본다.
영욕으로 가득 찬 아트 페퍼의 생애
뉴욕의 52번가는
비밥의 향취가 배어났던 모던 재즈의 산실이다. 밤마다 이곳에서는 많은 음악인들이 모여 연주를 벌였고, 뉴욕이 오늘날 재즈의 메카로 자리할 수 있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미국 서부의 LA에는 센트럴 애비뉴가
쿨 재즈의 중심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아트 페퍼는 10대
때부터 바로 이곳에서 연주자의 꿈을 키웠다. 그가 17세의
어린 나이에 처음 데뷔 무대를 가진 것은 흑인들로 이루어진 6중주를 통해서였고, 모든 색소포니스트들의 대선배 격인 베니 카터(Benny Carter)의
오케스트라와 풍부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스탄 켄튼(Stan Kenton) 오케스트라에서의 경험이 큰 힘을
안겨주었다. 21세 되던 해인 1946년, 군에서 제대한 아트 페퍼는 다시 스탄 켄튼 빅 밴드에 재직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6년간의 활동이 아트 페퍼의 음악성을 완성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1952년부터 리더로서 앨범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는데, 당시 연주의 상당수는 여러 레이블을 통해 지금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대부분의 평자들은 아트 페퍼의 전성기로 1950년대 후반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는 심한
마약 중독의 굴레를 떨쳐내지 못했고, 이 때문에 활동에 큰 지장을 겪었다. 1953년부터 1년 동안,
1954년부터 2년 동안, 그리고 1961년부터 3년 동안, 다시 1965년부터 1년 동안 마약 소지로 수감 생활을 해야 했으며, 네 번의 전과 기록도 모자라 결국 1969년부터 1971년까지는 마약 중독자들의 마지막 행선지로 잘 알려진 시나논 요양원에 머물러야 했다. 어찌 보면 이런 난잡한 생활 속에서도 재즈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을 여럿 남길 수 있던 것이 불행 중 다행, 때로는 용하다 싶을 정도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그의
가치를 불필요하게 과대 포장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많은 부침을 딛고 일어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아트 페퍼를 추억하기에 그는 무엇보다 자기 관리에 너무 부실했던 나약한 영혼의 소유자가 아니었던가. 그는
무대 위에서 언제나 크나큰 사랑을 받았지만, 결국 10여
년의 공백기를 가질 만큼 그 사랑에 대한 충실한 보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1975년이
아트 페퍼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 믿는다. 장장 15년
만에 처음으로 스튜디오 앨범을 녹음했고, 이 작품은 아직도 그가 최고의 연주를 선보일 수 있음을 증명한
역작 중의 역작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오랜 공백은 대부분의 재즈 팬들이 아트 페퍼의 이름을 잊어버릴
만큼 긴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 그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 면도 있다. 피폐했던 건강 탓에 1982년 6월, 56세의 길지 않은 생을 마감해야 했지만, 1975년부터 1982년까지 아트 페퍼가 남긴 연주 속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절절한 감성과 독창성이 짙게 배어 있었다. 비록 그의 활동 반경이 재즈계의 중심부에 해당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우리는
당시의 그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절대 꺼지지 않는 가장 아름다운 재즈의 한 단면을 만끽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재즈 팬들은 1950년대 후반의 그만을 추억하는 경향도 있는데,
약간의 과장을 덧붙인다면 아트 페퍼의 진가는 오히려 그의 말년을 통해 과시되지 않았을까. 더
늦기 전에 1970년대 후반의 그에게 시선을 돌려야 한다.
아트 페퍼의 연주 스타일과 음악
아트 페퍼의 연주를 대변하는 표현은 ‘섬세함’과 ‘치밀함’이다. 1950년대 초의 연주에서 나타난 베니 카터와 찰리 파커의 영향은 그가 앨토 색소폰의 적자였음을 직감하게 하는데,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하기에 이른 1950년대 후반에 선보인 빈틈없는
프레이징은 당대 최고의 솔로이스트로 아트 페퍼를 기억하게 했다. 피아니스트 레드 갈랜드(Red Garland)와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1957년의 <Art Pepper Meets the Rhythm Section>이 역사적으로는 그의 최고작이라
얘기되곤 하지만, 그 발전의 과정이 가장 인상적으로 집약된 결과물은
1960년 가을에 녹음된 두 앨범, <Smack Up>과 <Intensity>에 담겨 있다고 믿는다. 어느 곡을
연주하든 그 작품이 지니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솔로를 행할 때도 듣는
이의 상상력이 뻗어나가는 곳마다 이미 아트 페퍼의 앨토 색소폰은 한 발 앞서 그 이야기를 화려하게 펼쳐 보인다.
워낙 유창해서 다분히 감각적이라 여겨질 법도 한데, 그 안에는 단 하나의 오차나 간과함을
허락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의 면모가 숨겨져 있다.
1952년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를 모색기로 파악하고, 1957년부터 1960년까지를 전성기로 이해한다면, 리더로 나선 색소폰 퀄텟의 편성 뿐 아니라 다른 빅 밴드나 여러 동료들의 작품 속에서 드러난 솔로이스트로서의
면모를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그의 연주는 주로 컨템포러리 레이블을 통해
발표된 리더작들에 담겨 있지만, 퍼시픽 재즈 레코드의 음원으로 남아 있는 쳇 베이커와의 공동리더작들도
반드시 만나보아야 할 아트 페퍼의 소중한 연주를 담고 있다. 웨스트 코스트의 플레이보이즈(Playboys)라 불린 이들의 연주는 빛나는 1950년대 후반 작품들이
우연한 결과가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이렇듯 그는 쿨 재즈를 중심으로 한 모던 재즈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아트 페퍼의 연주 스타일을 단순히 쿨 재즈라는
표현에 묶어 둔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그의 진가를 축약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폴 데스몬드의 활동 영역과도 비견되는 바, 아트 페퍼는 보다
폭넓은 스타일을 추구했던 모던 재즈의 진정한 비르투오소였다.
15년의 공백 동안 아트 페퍼는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에게
크게 자극 받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몇 차례 공연 무대를 통해 종종 이러한 자신의 변화를 실행에
옮기기도 했고, 때로는 어린 시절 연주했던 클라리넷이나 앨토가 아닌 테너 색소폰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1975년에 발표된
<Living Legend>에서 아트 페퍼는 자신의 선택이 앨토 색소폰일 수밖에 없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그는 특히 발라드에서 예전과 달리 한층 더 깊은 감성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다분히 현대적인 톤을 가미한 매력 있는 연주를 들려주게 되었다. 1950년대
후반의 연주에 비해 아트 페퍼는 공간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갖춘 것으로 관찰되는데, 10여 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다시 연주된 그의 대표적인 창작곡들―예컨대 ‘Straight Life’ 같은―에서의 솔로
연주를 비교하면 좀 더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1980년에
녹음된 최후의 걸작 <Winter Moon>에 실린 현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보라. 그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바로 여기에 실려 있다.
말년의 아트 페퍼는 여러 곳을 순회하며 많은 공연 실황 녹음을
남겼다. 이중에는 1977년에 녹음된 샌프란시스코 키스톤
코너에서의 공연처럼 세월이 지나 뒤늦게 알려진 명연도 포함돼 있고, 뉴욕 빌리지 뱅가드에서의 연주나
일본에서의 실황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작품들도 있다. 이 때의 녹음들은 1977년부터 계약을 체결했던 갤럭시 레이블의 여러 앨범들을 통해 소개됐고,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은 녹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말년의 연주 여행이나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에
임할 때 적지 않은 후배들이 큰 힘을 보탰는데, 특히 아트 페퍼의 곁을 지킨 두 명의 탁월한 피아니스트, 스탠리 코월(Stanley Cowell)과 조지 케이블즈(George Cables)의 보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트 페퍼는
가장 이상적인 재즈 음악인이 그러해야 하듯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들을 모두 무대 위에 쏟아 부었다.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에도 한 재즈 페스티발에서의 공연에서 젊은 벗들을 대동한 채 언제나 영원할 것 같은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나지막이 읊조리고 있다.
사후 23년
만에 다시 만나는 아트 페퍼
사람들에게 아트 페퍼를 이야기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손꼽는 곡은 그가 1975년에 남긴 ‘Here's That Rainy
Day’다. 유명한 스탠더드 곡이니 만큼 다른 이들의 연주도 숱하게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트 페퍼의 손길로 이루어진 이 연주가 지금까지 만나본 가장 아름다운 ‘Here's That Rainy Day’라고 굳게 믿는다. 덤덤한 마음으로는
도저히 마주할 수 없는 감성의 떨림이 그의 앨토 색소폰 톤 안에 가득 하고, 언제 어느 자리에서 듣더라도
한없이 처연하게 다가오는 솔로는 자의든 타의든 아트 페퍼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이름 모를 생채기를 되짚어보게 한다.
그러나 그의 음악을 마주하는 일이 언제나 마음 아픈 것만은 아니라고 또한 생각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풀어내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던, 그러다 문득 세상을 떠난 거장에게 아름다움의
찬사 이외에 다른 무엇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도 아트 페퍼의 연주를 들으며 다잡기 힘든 마음을
자꾸만 눅이려 애를 쓴다. 바로 이 마음이, 그가 가르쳐
준 재즈의 아름다움이다.
김현준 (재즈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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