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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ian
Sir
Roland Hanna - Piano
Ron
Carter - Bass
Grandy
Tatet - Drum
Sir
Roland Hanna / Apres
Un Reve
2002년 11월 13일 이른 아침,
로랜드 한나(Roland Hanna)가 뉴욕의 병원에서 죽었다. 향년 70세. 사인은 심장 질환이었다. 10월에는 일본에서 한창 콘서트를 열고
있던 그 때 몸을 돌보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으로 귀국한 직후의 일이었다. 일본공연이 마지막 라이브가 되어 일본의 비너스 레이블이 제작하는 본 작품이
로랜드 한나의 마지막 앨범이 되었다. 삼가 명복을 빌며, 그의 경력을 돌이켜 보자.
로랜드 한나는 1932년
2월 10일,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선교사로 어린시절부터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웠다. 처음에는 클래식을 특기로 하였으나 십대시절부터
디트로이트 재즈 클럽 등에서 연주활동에 들어가는 조숙아로서의 실력을 발휘한다. 22세에 새로이 뉴욕 주 로체스터의 이스트맨 스쿨에 입학한 후,
뉴욕시의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학습한다.
1958년에 베니 굿맨(Benny
Goodman) 악단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59년에는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 그룹에 참가하는 등, 유명한 재즈맨과의 공연을 거듭한다.
사라 본(Sarah Vaughan)의 반주 피아니스트를 역임하거나 재즈 클럽 ‘파이브 스팟(Five Spot)’을 중심으로 피아노 트리오를 인솔하여
활동하기도 한다. 67년부터 74년까지 테드 존스(Thad Jones)와 멜 루이스(Mel Lewis)의 두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니스트를 역임하고
유럽에서도 투어를 갖는다.
1969년에 미국에 체재하였을 때에는
무료 콘서트를 열고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자금을 모으는 등의 공헌에 의해 리베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수여 받는다. ‘Sir Roland
Hanna’라는 칭호는 이 때의 훈위에 유래한다. 테드 존스와 멜 루이스 악단의 활동과 병행하여 1974년부터 프랭크 웨스(Frank
Wess), 론 카터(Ron Carter), 벤 라일리(Ben Riley)와 ‘뉴욕 재즈 쿼텟 (New York Jazz Quartet)을 결성하여
연주활동을 벌인다.
80년대 이후에는 피아노 솔로에도 주력함과
동시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에서의 연주도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케니 버렐(Kenny Burrell), 엘빈 존스(Elvin
Jones), 프레디 허바드(Freddie Hubbard), 짐 홀(Jim Hall), 스테판 그라펠리(Stephane Grappeli), 디디
브리지워터(Dee Dee Bridgewater) 등, 다채로운 뮤지션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다면적이고 다재 다능한 재능을 피력하여 갔다. 또, 뉴욕의 퀸즈 대학의 재즈과에서
주임교수의 요직에 취임, 뉴욕 시립대학이나 아론 카프랜드(Aaron Capland) 음악원에서도 학생들의 지도를 맡는 학구파의 명인이기도 하였다.
로랜드 한나는 클래식 연주에 뛰어나고, 같은 디트로이트 출신인 토미 플래니건(Tommy Flanagan)과 함께 깨끗한 음색, 명쾌한 손놀림, 왼쪽 손놀림의 정교함
등, 결점이라곤 없는 멋진 피아니스트로서 알려진다. 하지만, 그만큼 개성이 없다고도 보여져 오히려 손해를 본 점도 있다. 로랜드 한나라고 하는
이름을 듣고 즉석에서 대표작을 들 수 있는 팬은 적지 않을까. 하지만, 한나는 에롤 가너(Erroll Garner에게서 영감을 받은 독자적 리듬감과
아트 테이텀을 방불케 하는 오케스트라적인 표현력 ‘구자비에 브레보(Xavier vlevo)’를 일체화하는, 스케일이 큰 재즈 피아니스트인 것이다.
그의 피아노의 울림의 아름다움과 고도의 즉흥능력을 아는 팬들은 그 실력이 높음을 알리는 앨범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도 좋다.
21세기에 들어서자마자, 로랜드 한나는
비너스 레코드에서 ‘Dream’과 ‘Milano, Paris, New York’이라는 걸작을 잇달아 녹음하고 불만의 여지없이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캐리어의 정점을 기록하게 되었다. 전자에서는 스트레이트한 스윙감을 강조하고 후자에서는 존 루이스에게 바치기에 어울리는 격조 높고, 맵시 있는 플레이가
시종 유지되고, 로랜드 한나라는 피아니스트의 음색의 아름다움, 고도의 테크닉, 중후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이 절호의 파도를 타고 비너스에서 발표한 세 번째 작품 ‘Après Un Rêve (꿈꾸고 난 후에)’는 사랑해 마지않는 클래식 작품집이다. 반주자는 ‘Dream’과 ‘Milano,
Paris, New York’과는 달리 론 카터(Ron Carter)와 그래디 테이트(Grady Tate). 카터는 ‘뉴욕 재즈 쿼텟’에서의 동료이기도
하며, 서로 잘 아는 사이이다. 한편 테이트는 한나와 동년의, 또 한나와 같은 정도의 다채로운 캐리어를 자랑하는 베테랑이며 이상적인 포진이라 해도
좋다.
첫번째 수록곡은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가의 카프카’에 전면적으로 피처 된 것으로 슈베르트 재평가의 조짐도 있지만, 한나의 슈베르트 해석은 얼마나
세련된 것인가. 슈베르트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천재이지만, 한나의 연주에는 정말로 그러한 낭만파적인 전설을 풍기는 듯한 불건전한
반향은 없다. 어디까지나 투명하고 맑은 아름다운 연주이다. 이것이 로랜드 한나가 죽기 2개월 전의 연주라고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이어서 표제곡 ‘꿈꾸고 난
후에’는 포레의 가곡이지만, 상당히 현대적인 울림이 인상적이다. 단음의 연속에 익숙해진 멜로디가 하나의 연주에 의해 하모니가 풍부하게 되 살아난다.
이 앨범 전체적으로 그러하지만, 각 곡을 짧게 일단락 지어, 더 듣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연주가 많다. 정교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This Is My Beloved’는
보로딘(Alexander p. Borodin)의 작곡에 기인한다. 한나의 연주는 모두 그렇지만, 보란 듯 명선율을 과시하지 않고 재즈로서의
연주 속에 클래식 멜로디를 자연스럽게, 하지만 어딘가 달콤하게 녹아 들게 한다. 너무 달지 않는 달콤함의 적절한 조절이 훌륭하다. 현악사중주를
위한 곡이지만,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오리지널과 같이 자연스러운 울림으로 시종 일관 연주 하고 있다.
그리고 쇼팽의 작곡. 클래식에서
영감을 얻은 재즈 피아노 앨범에서는 빠뜨릴 수 없이 들려주고 싶은 부분이지만, 우선은 론 카터의 아주 절묘한 솔로에 놀라게 된다. 나는 카터의
베이스 솔로는 음정이 약하다는 둥 나쁘게 평하여 왔지만, 이렇게 멜로디를 간단히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 역시 명인이다라고 중얼거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아무리 카터가 열심히 해도 후반에 나오는 한나의 피아노 라인이 훨씬 더 인상 깊다. 베이스의 노력과 피아노의 아주 자연스러운 가심(歌心).
이 대비가 예사롭지 않다.
5번째 곡은 앨범 중 유일한 한나의 오리지널
곡이다. 산뜻하면서도 슬프고 아름다운 선율이다. 타이틀은 윌리엄 브레이크의 시를 연상시키지만, ‘모래알에게서 세계를, 들꽃에게서 천국을 보네’라는
말에 영감을 얻은 곡이기라도 한 것일까. 가벼운 템포 속에 신비적인 감각이 떠다니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재즈라 하기보다 시를 붙여 팝으로
만들어도 성공할 것 같은 좋은 곡이다.
이어지는 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루빈스타인(Rubinstein)의 ‘F조의 선율’이다, 로맨틱한 피아노 명곡으로서 알려진 테마이지만,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해석으로 연주하고
한나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가벼운 싱글 노트 속에 흘러 넘칠 것 같은 피아노 터치의 아름다움이 넘치고, 부드러운 도취로 유혹한다.
다음은 모짜르트의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C장조 K467’의 테마. 영화로 유명해진 ‘엘비라 마디간’의 타이틀로도 알려진 선율이다. 한나의 억누른 피아노 선율이
정감을 가만히 드러내고, 한나와 마찬가지로 클래식에 강한 카터의 베이스 솔로가 부각된다. 너무나도 유명한 멜로디이지만, 통속적으로 흐르지 않고
격조 높은 연주로 완성되었다.
8번째 곡은 너무나도 유명한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 Going Home’이지만, 리듬 패턴을 새롭게 하여 과감히 원 멜로디의 가스펠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의 부친이
선교사였던 것, 한나가 밍거스와 깊은 인연으로 묶여져 있었음을 생각하게 하는 흑인 필링으로 가득찬 연주이다. 한나가 지금까지 펑키한 측면을 내
보인 적은 그다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블랙 필링에는 세련과 격조가 있다. 주니어 맨스 등과는 전혀 센스가 틀리다.
마지막은 이 앨범의 클라이막스라 해도 좋을 것이다. 말러의 ‘아다지오’. 루치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감독의 ‘베니스에서 죽다’에서 클래식의 명곡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선율이 되었지만,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기술이라 해도 좋다. 그런 것은 아주 잘 알고, 한나는 이 독일 낭만파의
정수라고도 해야 할 멜로디를 감히 가볍고, 더듬더듬 연주하고 있다. 거기에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동이 생겨난다. 이만큼 병적인 감각을 정화하고
맑은 멜로디의 아름다움만으로 표현한 말러라고 하는 것도 진귀하다. 하나의 라스트 퍼포먼스에 이 이상 어울리는 결말은 없다.
(후지모토 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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